이민을 결심하게 된 계기 (1)

이민을 결심하고 열심히 진행하고 있으면서도
가끔 이런생각을 하게 됩니다.
"과연 이게 최선인가? 꼭 이민을 가야만 할까?"

그럴때마다 내가 왜 이민을 결심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다시금 되짚어보게 됩니다.
제 기억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이민을 결심하게 된 계기 하나하나를 블로그에 남겨볼 생각입니다.

오늘은 이민을 생각하게 된 가장 첫 계기에 대해 말해보려합니다.


약 11년 전 일입니다.
막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전 그당시 세상을 크게 보지 못하던 어린 학생이었고,
부모님의 보호아래 일탈이란 것도 한번 해보지 않았던 모범생에,
특별한 목표의식없이 어른들 말씀대로, 주위친구들 하는 대로만 하던 아이였습니다.

세상 모든 고등학생은 정규수업 후에도 학교에 남아 자율학습(이라는 강제학습)을 밤 10시까지 하고, 곧바로 학원으로 가 2~3시간 더 수업을 들은 후 집으로 가 잠만 자고 다시 아침 7시까지 학교를 등교하는 생활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교를 가기위해선 수능을 보는게 당연하고 수능을 통과해야만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05년 1월 경, 중학생 때 가족을 따라 뉴질랜드로 이민 간 초등학교 절친의 집에 한달가량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그 집에는 한국에서 조기 유학을 온 중학생 동생들이 두 명 더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첫 해외여행이라는 설레임을 만끽할 새도 없이,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침 9시경 등교를 하던 두 중학생이 오후 3시가 되어 집에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당시 그 광경은 정말 신기하다는 표현 말고는 쓸수있는 단어가 없었습니다.
제가 그 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무슨일 있냐고. 원래 3시면 하교한다는 말에 정말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 중학생이라서 그런가? 고등학생도 마찬가지랍니다. 아 그럼 끝나고 학원이나 과외를 하겠구나. 그런거 없답니다.

신기함이 세상이 무너지는 충격으로 변했습니다. 그당시 어지러움을 느낄정도로 멍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버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정말 그랬습니다.
제가 알던 세상은 학생이라면 당연히 잠을 하루에 4~5시간만 잘 수 있고 하루종일 공부만 해도 부족한 삶이었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을 못할정도로 당연한 것이었는데, 뉴질랜드 학생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럼 난 왜 그렇게 살아왔던 거지?"

게다가 수능같은 건 없고 고등학교 내신성적으로 대학교를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입학이 매우 쉬웠고 졸업이 매우 어려운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전 "세상에 정답은 없다"라는 문장을 가슴에 박고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 틀린 것은 없고 다름이 있을 뿐이다"라는 문장도 가슴에 새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한달간의 행복했던 첫 해외여행을 통해, 내 자식들은 한국 교육 시스템에서 자라지 않게 해야겠다고 굳게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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