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취업 성공기 (3) - 정직원 전환

캐나다 취업 성공기 (2) - 코업의 첫 주에 이은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코업은 학생의 신분으로 회사에 고용되어 일정 기간동안 일을 하고 경험을 쌓는 프로그램입니다. 학생의 신분이기 때문에 계약은 나와 회사간이 아닌 학교와 회사간에 이뤄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추후에 저는 정직원 전환에 3~4개월 손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코업을 최대 1년 4개월까지 연이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 Term(4개월)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 학업을 계속하던가 곧바로 졸업을 합니다. 제가 매니저와 인터뷰를 했을 때 혹시 두 Terms 즉 8개월의 코업이 가능한지 질문을 하길래 오래하면 무조건 좋을거라 생각하고 바로 Yes를 외쳤습니다. 뭐 그 당시엔 하루라도 일을 시켜주면 감사한 마음이었는데 8개월간의 경험(및 월급)을 보장해주니 4개월만 하고싶어 라는 건 생각조차 할 수 없었죠.

코업을 시작하자마자 매니저는 제가 정직원이 되도록 노력했고 제 이력서를 매니저급 지인들에게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2~3명의 매니저가 관심을 갖고 면접을 보고 싶어했지만 제 발목을 잡은건 다름아닌 8개월의 코업 기간이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코업은 학교와 회사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한번 결정한 8개월의 계약을 완료하지 않고 변경하거나 파기하는 것이 쉽지않은 상황이었죠. 제가 코업을 시작한지 2개월 정도 된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정직원 전환을 알아보았는데, 관심을 갖던 매니저들은 당장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코업기간이 6개월이 남은 저는 고려대상이 될 수 없었습니다. 나중엔 오히려 제 매니저가 8개월 코업하기로 한걸 미안해하는 상황이 오기까지 했습니다.

제 매니저는 코업인 저를 포함한 4명의 팀원을 꾸리고 있었는데 여러가지 (정치적인) 이유로 인사비용을 포함하는 팀 예산을 삭감당하게 되었고 저를 직접 정직원으로 고용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이때 반대 급부로 바로 옆팀의 예산이 확장되어 Head count가 생겼고 제 매니저는 울며 겨자먹기로 저를 그쪽으로 이끌어줬습니다. 제 매니저의 전략은 일단 제가 팀을 옮기고 그 팀에서 남은 코업기간을 마침과 동시에 정직원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팀이지만 같은 Senior 매니저를 두고 긴밀히 협업하는 팀이었기 때문에 팀원의 이동이 수월했죠. Senior 매니저 및 각 팀 매니저의 합의만 있다면 코업의 학교와 회사간의 계약, 또 회사내의 인사이동의 복잡한 서류과정없이 팀 이동이 가능했던 것이었습니다.

새 매니저와 약 15분의 인터뷰를 가장한 커피타임을 갖고난 후 팀이동이 결정되었습니다. 코업이 아직 4개월여 남았었지만 전 매니저가 새 매니저에게 저의 정직원 전환을 조건으로 팀이동승인을 해줬기 때문에 이때 사실상 정직원 전환이 결정된 것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이후 코업과 정직원 전환 프로세스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여러 스트레스와 장애물이 있었지만 주변 동료와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잘 헤쳐나갔고 코업종료를 6주정도 앞둔 8월 초, 인사과로부터 최종 정직원 계약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지나고 보면 이때 제 자존감이 꽤나 낮았던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한국에서의 안정적인 생활과 직장을 모두 정리하고 자신만만하게 캐나다로 넘어왔지만 영어의 스트레스, 수입이 없는 생활비의 압박, 학업 및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밀려들며 기댈거라곤 가족의 존재와 과거의 제 다짐 뿐이었죠. 저를 코업으로 받아준 매니저가 없었으면 이 험난한 취업이란 목표를 어떻게 이뤄냈을지 상상이 잘 되지 않습니다.

캐나다에서 학교생활과 취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조언이 바로 네트워크의 확장입니다. 한국에선 인맥이라는 말로 대표되며 이게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북미에서는 이 또한 하나의 능력으로 인식됩니다. 인맥보다 추천권이 더 맞는 표현일 수도 있겠습니다. 학교에서 습득하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교내외의 행사등에 최대한 많이 참석하여 네트워크를 확장하는것도 매우 중요하고 여기서 정보를 얻거나 인맥을 쌓아 나중에 이력서를 한군데라도 더 넣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겁니다. 지금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이 점을 꼭 명심하셔서 원하시는 목표 이뤄내시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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